다크나이트(Dark Knight/BatmanBegins2, 2008);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될 것이다
개인평점 : ★★★★★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될 것이다'는 문구는 <매트릭스>가 아니라 <다크나이트>에 더 어울리는 수식어다. 내 살아생전 팀버튼의 <배트맨>을 뛰어넘는 배트맨 영화를 볼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건만.. <다크나이트>는 배트맨 그 이상이다. 과장을 조금 보태면 21세기에 내가 본 미국영화중 최고라 칭해도 좋다.


너무 기대했었다. 어렸을적 팀버튼의 <배트맨>을 너무 재밌게봤고 SBS의 배트맨 애니메이션 시리즈(5시인가 6시인가 했떤)를 거의 다 본 이후-심지어 녹화까지 해서-내가 세상의 모든 히어로물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배트맨 시리즈였다. 게다가 작년 12월 생각도않게 <나는전설이다>를 보러갔다가 7분가까운 아이맥스판 다크나이트 예고편을 본 이후 계속 이 영화를 기다리게 됐다. 그래서 부랴부랴 아이맥스를 예약까지 해서 달려갔다. 개봉후 들려오는 소문은 최고다, 3억불을 넘겼다 등등... 오히려 걱정이 되었다. 너무 기대하고 간 영화치고 만족해서 나온 영화가 잘 없지 않은가. 근데 웬걸. 그 높은 기대와 상상을 뛰어넘는 작품이었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데 눈물이 날뻔했다-영화가 감동적이어서가 아니라, 이런 영화를 영화관에서 볼 수 있음이 감동적이어서.. 2시간반은 너무 짧다. 영화가 끝나지 않기를 바랬건만. 아 드라마처럼 다음주에 3편이 나오면 좋을텐데 ㅠ

평론가들은 <다크나이트>를 두고 블록버스터가 예술의 경지에 올랐다고 했다. 맞는말이다. 정치적인 해석도 가능하고, 철학적인 해석도 가능하고, 보는 관점에 따라서 수만가지의 해석이 가능하다. 그리고 그것은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가장 근원적인 문제로 수렴한다. 조커, 배트맨, 하비덴트 세 중심인물을 축으로 하여 인간의 본성, 사회의 본질과 의의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모든 예술과 철학의 근본적인 물음이 '인간'에 있음을 감안할 때 <다크나이트>는 예술이요, 하나의 철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크나이트>는 오만하지 않다. '철학적 블록버스터'-혹은 생각있는 블록버스터-를 표방한 수많은 영화들이 대중들로부터 외면받았던 이유는 영화가 오만했기 때문이다. '철학적'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해도 블록버스터는 기본적으로 대중영화지 예술영화가 아니다. 당연히 평론가를 위한, 감독을 위한 영화가 아니라 대중을 우선시하는 영화여야 했다. 또한 어떤 작품들은 두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다가 양쪽으로부터 다 외면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다크나이트>는 기본적으로 배트맨이다.(물론 제목을 '조커'라고 해야 맞는말이지만) 대중에게 삶이란 이런거야 알겠어? 라고 가르치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과도한 상징 함축을 사용하는 우를 범하지도 않는다-가끔보면 자아도취에 빠진 상징적 대사를 즐겨쓰는 감독을 볼 수 있는데 평론가들이라고 이런 방식을 좋아하는지는 모르겠다. 오히려 <다크나이트>에 나오는 촌철살인의 대사들, 명대사들은 만화 배트맨의 유명한 대사들이다. 만화의 대사들을 크리스토퍼 놀란감독이 정확한 시점에 삽입함으로써 단순한 만화의 오마쥬가 아니라, 그 무엇보다 위대하면서도 대중을-특히 배트맨 팬층을-감동시키는 대사가 되었다. 가령 'I believe in Harvey Dent' '운은 공평하다' 같은 것들.

<다크나이트>는 기본적으로 대중영화이고 블록버스터이다. 즉, 장르적 본질을 망각하고 있지 않다. <다크나이트>는 유쾌한 영화가 아니다. 하지만 원래 배트맨 원작은 유쾌한 만화가 아니다. 유쾌한 배트맨을 원한다면 <배트맨 포에버>를 보시고, 유쾌한 영화를 원한다면 아예 배트맨영화를 보지 않는 것이 낫다. <다크나이트>는 블록버스터, 그것도 슈퍼히어로물치고 볼거리가 많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배트맨은 현실적인 영웅이다. 유쾌한 액션씬을 보고싶다거나 반지의제왕, 트랜스포머 수준의 그래픽혁명을 보고싶다면 이 영화는 그닥 추천할만한 영화가 아니다. 이정도 점을 제외하면 '배트맨'을 원작으로 한 블록버스터로서 아무 문제가 없다.

위에도 잠깐 언급했지만 <다크나이트>의 주인공은 조커다. 그다음은 하비덴트. 크리스찬 베일의 배트맨은 3순위다. 잠깐 딴소리를 하면, 조커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만화캐릭터이기도 하다.(내가변태인건가) 배트맨 만화책을 본 것은 아니지만(이번에 <허쉬>처음봤다) 예전 SBS판 TAS나 그 이전 해적비디오판 배트맨만화를 봤을때 가장 인상깊은 캐릭터는 조커였다. 엠파이어지 등이 최고의 악당으로 조커를 뽑는 것은 보면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것 같지는 않다. 팀버튼의 <배트맨>에 나오는 잭니콜슨의 조커도 최고의 조커이지만 확실히 만화속 조커와는 다른 캐릭터다. 반면 이번 조커는 만화속 캐릭터와 보다 비슷하다. 전자가 범죄=예술이란 등식하에 배트맨을 증오하는 캐릭터라면 후자는 아나키스트 사이코다. 만화속의 조커는 사람을 갖고노는 것을 즐거워하고, 배트맨을 증오하면서도 배트맨을 괴롭히는데서 쾌감을 느끼는 캐릭터였다. 자세한내용은 아래


스포있음
by 았아 | 2008/08/06 04:09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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