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태에 관한 몇가지 생각

이란에 갔다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나름 매우 좋아하는 나라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을 너무나 안타깝게 생각..ㅠㅠ

그냥 남의나라 불구경하듯이 보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우리나라 정치얘기를 빼더라도 이란 문제는 그리 먼세상 이야기는 아니다. 나름 "악의 축"이라지만 우리나라 무역에서 이란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도 꽤 되고, 이란의 국력이나 중요성 면에서 이란이라는 나라의 정세는 중동과 세계 정세에도 꽤나 민감한 영향을 미치니까.. 이란은 강대국이다. 사실 이란이 만만했으면 부시시절에 옆나라 이라크꼴이 낫겠지

우리나라 보도 태도에서 마음에 안드는 것은 일부 언론에서 라프산자니나 무사비 등 개혁파 진형 인사들을 친서방 인물로 묘사하고 있는 것인데, 웃기는 이야기다. 걔들 다 79 이란혁명 이후에 대통령, 총리 했던 사람들이거든?? 그렇게 이란에서도 친서방 정책이 힘을받고 있다는 식으로 묘사하면 좋냐?? 개혁파는 아마디네자드의 극단적인 정책을 반대하는 것 뿐이거든??

개혁파 진형은 이란 혁명 이전의 미국 똘마니로 돌아가자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아마디네자드 집권 이후 강화된 이란 패권주의, 급진적 신정체제, 남녀차별, (거의)서구에 대한 쇄국정책 같은 극단적인 현 체제에 반대하는 것이다. 지금 이란에서는 반팔, 반바지는 꿈도 못꾸고, 여성은 차도르를 안하면 잡혀가고, 정부를 비판하면 당장 끌려가고 그러기 때문에..

아무튼.. 내가 만나본 이란 사람이 절대 많다고 할 수 없지만.. 확실히 이번 선거결과는 그곳에서 느낀 분위기와는 동떨어져 있다. 어딜가든 아마디네자드 정부 욕밖에 못들었는데 말이지 ㅡㅡ; 뭐 사실 05년 선거도 부정선거라고 믿고 있는 사람이 대다수였으니까 말이다

은근히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이란 국가 최고지도자는 대통령이 아니다. 대통령은 선출직 최고직일 뿐, 국가최고지도자는 여전히 알리 하메이니이다. 아야톨라 호메이니에 이어 2대 지도자... 대통령은 얼굴마담+행정, 경제만 담당할 뿐, 군권과 사법권은 하메이니에게 있다. 지금 사태는 강경보수성향의 하메이니가 맘에 안드는 개혁파보다 궁합이 잘맞는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을 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것이고, 하메이니가 그것을 원하는 이상 결과는 뻔하다. 그래서 더 안타깝고 슬프다 ㅠㅠ 하메이니가 죽기전에 이란에 변화가 있기는 힘들지도... 언젠가는 꼭 이란이 독립적이면서도 민주적인 정부를 수립하길 바란다

본국 정세가 뒤숭숭한데 오늘 축구 꼭 선전해서 자국민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해줬으면 한다.. 그렇다고 우리나라가 지기를 바랄 수도 없고;; 거 왜 홈에서 사우디한테 져가지고..

by 았아 | 2009/06/17 13:48 | 잡설 | 트랙백(1)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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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Amnesty Diar.. at 2009/06/29 22:43

제목 : 이란사태를 보는 착잡한 시선
이란 문제는, 생각할수록 복잡미묘하다. 일단, 현재 학살원흉으로 지목되는 하메이니는 따지고 보면 "미제의 앞잡이" 팔레비를 몰아내고 자주적 정부를 수립한 이란혁명의 정통계승자이다. 그에 반해 시위를 주도하는 세력은, 실상은 그렇지 않다지만 어쨌거나 서방세력이 은근히 선호하는 쪽이다. 이란 사태에 관한 몇가지 생각 - 내맘대로 잡탕블로그 선거결과의 합법성에 이르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현재로써는 아무도 선거가 조작되었다는 증거를 내놓지 못하고......more

Commented by 파리13구 at 2009/06/17 13:55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았아 at 2009/06/17 15:22
리플 ㄳ합니다.
Commented by 흑개미 at 2009/06/18 10:00
이번선거의 팩트를 분석을 좀더 해보시면 좋을듯합니다...가까운데서 찾으시지말고 넓게 보시면 좋을듯...이란선거전 오바마의 중동방문 그리고 이스라엘과의 패권문제 더넓게 중동에서의 이란위치등을요..그리고 무사비말입니다..일단 정확한 정보가 필요한데 보통 대외적으로 미디어를 통해서 들으면 그역시 친미쪽으로 성향이 강합니다.. 즉 이번선거의 역풍자체가 미국의간섭에의한주장도 강한편이고요..오바마의 입김도 작용한것입니다..즉 대외통신등 그외 이란의세력을이용해서 현재 반미세력을 압박하고 그후에 조금씩 친미쪽정권을 내세워 이스라엘적국이고 반미세력을 몰아내고자 준비중인 계획인거죠..
Commented by 았아 at 2009/06/18 12:42
이란과 미국의 관계는 대통령 말 한마디에 좋아지고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봐요.. 무사비가 친미쪽 성향이 강하다는 것은 아마디네자드에 비교해서 그렇다는 것이고..

소위 이란 개혁파라는 하타미, 무사비, 라프산자니는 90년부터 2005년까지 이란의 정권을 잡고있었던 사람들이에요. 지금 이란 핵 프로그램이 그때 시작된 것을 간과하시면 안되죠

미디어에서는 "봐라 이란도 저런데"하면서 반미세력 압박카드로 사용하는 것 같은데.. 그 점은 맞는 말씀 같네요. 그러니 웃기다는 거에요.. 현재 이란 문제는 이란 내 말도안되는 독재와 미칠듯한 부자유, 남녀차별 등에 대한 문제지 친미-반미의 싸움이 아닙니다. 그것은 03년 노펠평화상 수상자인 에바디의 발언들을 보시면 알 수 있을듯

"전 이란의 여성문제와 인권문제가 호전되길 바랍니다. 하지만 그것은 서구가 간섭할 일이 아니라 이란인들 스스로 이뤄내야 할 문제에요"
Commented by 말코비치 at 2009/06/22 16:44
무사비가 친미쪽 성향이 강하다는 것은 아마디네자드에 비교해서 그렇다는 것이고.. (2)

개혁파가 좀더 친서방적인 정책을 좋아하고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사례는 다른 나라에서도 많이 있지 않나 싶네요. 그렇다고 바로 무사비=친미라고 하기에는 주어진 증거가 거의 없고요
Commented by 말코비치 at 2009/06/22 16:42
제가 좀 궁금해서 그런데요, 하타미, 무사비, 라프산자니 이런 사람들이 개혁파의 핵심이라고 하는데, 서로 공식적인 '소속 정당'은 제각각이더군요. 더구나 라프산자니는 소속 정당 자체는 '실용적 보수정당'이라고 하는데, 정확한 관계가 궁금한데, 혹시 자세히 아시는지요?
Commented by 았아 at 2009/06/22 16:50
뭐 제가 전문가도 아니고.. 정확히는 모르지만 원래 셋다 따로따로 대선에 나올려고 했어요. 근데 그러면 질게 뻔하니까 하타미랑 라프산자니가 사퇴해고 무사비를 밀어주는 식이 된 것으로 알고있는데요.. 사실 언론에서는 개혁파라고 하지만 옛날에 각각 대통령, 총리시절에 했던 것들을 보면 그냥 온건 이슬람 보수주의라고 생각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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